신약개발은 험난한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 평균 10년 이상의 기간과 1조원가량의 비용이 들지만 최종 출시 성공률은 0.01%에 불과하다. 이 어려운 길을 기꺼이 택한 곳이 있다. 창업 9년차 오름테라퓨틱. 산을 오르듯 힘든 신약개발의 긴 여정을 극복하겠다는 뜻을 사명에 담았다.
실제로 오름테라퓨틱은 많은 부침을 겪은 곳으로 유명하다. 메인 기술을 피보팅한 경험이 있고 상당한 자금이 투입되는 미국 임상에 힘을 싣느라 재정상황이 어려워지기도 했다.
하지만 작년 말 글로벌 빅파마에 자체 개발 후보물질을 기술수출하며 저력을 뽐냈고 이후 승승장구 하는 분위기다.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만 1억달러(약 1300억원)에 달하는 '빅딜'의 여세를 몰아 상장까지 내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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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테라퓨틱은 항체에 페이로드를 붙이는 ADC처럼 항체에 TPD를 붙이는 기술을 고안해냈다. 이로써 암세포에서 과발현하는 특정 표적만을 효과적으로 분해해 질병을 치료하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일명 'TPD²'다. BMS 빅딜의 주인공 ORM-6151이 TPD²를 적용한 후보물질이다. ADC에 TPD를 결합해 임상 단계에 진입한 건 전 세계를 통틀어 ORM-6151이 처음이다.
메인 파이프라인으로 부상한 HER2·HER3 타깃 유방암 치료제 후보물질 'ORM-5029'도 TPD²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시장에 많은 정보가 드러나진 않았지만 이외에도 다수 후보물질을 연구개발 중인 걸로 파악된다. 세계 최초로 단백질 분해에 핵심 역할을 하는 E3 리가아제 저해 물질을 PD-1 표적 항체에 결합한 'TPS²' 플랫폼을 활용한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도 기대주로 거론된다.
오름테라퓨틱 관계자는 "창업 이후 환자의 미충족 수요가 큰 질환에 집중해왔다"며 "치료 현장에 도입해 유의미한 치료 결과가 있을 혁신신약을 개발 중"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글로벌 바이오텍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본기에 충실하겠다"고 덧붙였다.